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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1주차 보충자료] 무의식적 지각 | 기본 카테고리 | by 송보미
2021-06-21 오후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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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명] 정신분석적놀이치료 자료공유
[작성자] 이순행(dynamic9)
[학   기] 2021학기 1학기
[과목명] 정신분석적놀이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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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일반인이나 심리학자이나 모두 흥미가 있는 주제이며, 또한 여러 국면을 가지고 있다. 감각기관(예. 눈)에 반응을 일으키는 어떤 외부의 물체나 에너지를 ‘자극’이라고 한다. 어떤 외부 자극이 주어지는 것이 자각(알아차림)되지 않는데도, 그것이 지각될 수 있을까?

 

무의식 광고에 대한 논란

미국 공화당은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Al Gore) 후보의 의료 정책을 비판하는 광고를 했다. BUREAUCRATS 라는 단어가 화면에 나타나기 직전에, 그 단어의 뒷부분인 RATS(“쥐xx들”, 혹은 “제기랄!”)이 먼저 비쳤다. 공화당은 이것이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이 광고는 민주당을 욕하는 무의식적 광고라고 비난을 받았다. 사실 이 광고는 무의식 광고로 보기에는 힘든 면이 있다. 시청자들이 그 뒷부분(RATS)을 분명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메시지가 사람에게 주어지면, 과연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사실이 그렇다면 자기도 모르게 무엇을 사거나, 무슨 행동을 하도록 사람들이 조종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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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은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는 광고에서, BUREAUCRATS 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직전에, 그 단어의 뒷부분인 RATS를 먼저 비치게 하였다.

 

무의식 광고를 처음 대중적으로 알린 사람은 Vicary(1957)였다. 그는 영화를 상영하는 동안 화면에 “팝콘을 먹어요” 혹은 “콜라를 마셔요”라는 메시지를 3000분의 1초 동안 5초 간격으로 번갈아서 내내 비춰 주었더니,1)팝콘이나 콜라의 판매량이 각각 58% 및 18%나 늘었다는 주장을 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인간은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3000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지각하고 그 의미를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얼마나 놀라운가! 그러나, 나중에 Vicary의 고백에서 밝혀진 일이지만, 그것은 아주 적은 수의 자료에 바탕을 둔 결론이었다.2) 적은 수의 자료에서 내린 결론에는 우연이나 실험적 오차가 크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진실과 다른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그 뒤 Defleur(1959)는 TV 방송에 (Vicary가 했듯이) “프랭크 에드워즈(뉴스 프로그램)를 시청하라” 혹은 “베이컨을 사세요”라는 무의식 광고를 보냈지만, 시청률이나 베이컨 판매량에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무의식 광고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았는데, 특히 실험참가자들이 이미 목마른 상태였을 때, “마셔라”라는 메시지의 효과가 드러났다(StrahanSpencer, & Zanna, 2002).

Vicary는 영화 화면에 “Eat popcorn” 혹은 “Drink coke”를 3000분의 1초 동안 5초 간격으로 번갈아서 내내 비춰 주었더니, 팝콘이나 콜라의 판매량이 늘었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그런 결과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무의식’의 기준은 무엇인가

무의식 광고는 학술적으로 말하면, ‘무의식 지각’ 혹은 ‘자각 없는 지각(자각되지 않는 것의 지각)’의 문제이다.3) 즉, 어떤 메시지나 그림이 출현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데에도 그것이 인간의 지각(간단히, 사물을 아는 것)을 촉진 혹은 방해하거나 그 의미가 조금이라도 처리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개념적으로는 ‘자각’과 ‘지각’을 정의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실험 상황에서 그것을 객관적으로 조작(조건 설정)하고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외부 자극에 대한 판단에는 여러 수준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약한 자극에 대해서는 그것의 출현 여부만을 겨우 아는데, 이것을 ‘탐지’라고 한다. 자극이 그보다 조금 강해져야, 둘 이상의 자극을 서로 구별하는 ‘변별’이 가능하고, 그 다음에야 그것의 정체(이름)를 아는 ‘식별(혹은 파악)’이 가능해진다. 변별의 경우에는 무엇과 무엇을 변별하느냐에 따라(예. 글자 색깔에서 빨강과 파랑 변별, 개념 범주에서 생물과 무생물의 변별) 과제의 난이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감각기관으로 탐지조차 되지 않는 정도를 무의식이라 해야 하나? 아니면 정체를 식별하지 못하면 무의식이라 볼 수 있나? 이런 기준에 따라 외부 자극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화면에서 “무엇이 나타났다”나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의 보고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기도 하고, 특정 판단을 고집하는 편중도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가 좋아하는 방법은, ‘봤다’ 아니면 ‘안 봤다’, 혹은 ‘이것’ 아니면 ‘저것’의 양자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양자택일에서 우연히 맞추는 수준은 50%이므로, 그 이상 맞출 때 어떤 탐지나 변별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겨우 탐지나 변별이 되는 자극의 제시시간을 역(치)라고 한다.

 

메시지나 그림과 같은 시각 자극은 눈에 잔상을 남긴다. 짧은 순간 제시되더라도 강한 자극은 눈에 오랫동안 지속되는 잔상을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실험에서는 자극에 잇따라 차폐(mask)를 제시하는데, 차폐는 부서진 선분들 혹은 얼룩들로 이루어져 잔상을 시각적으로 부수는 일을 한다. 차폐를 사용하는 실험을 보면, 단어나 그림 등을 적어도 20/1000초 이상 제시해야 “무엇이 나타났다”는 판단이 생긴다. 즉, 이때 탐지역이 20/1000초인 것이다. 화면의 오른쪽에서 나타났는지 왼쪽에서 나타났는지를 (혹은 단어 뜻이 생물에 가까운지 무생물에 가까운지를) 변별하거나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긴 시간(예컨대 역이 30/1000초, 혹은 40/1000초 이상)이 필요하다. 자극을 보면서 생기는 눈의 적응이나 피로 등 여러 이유로 같은 실험 조건에서도, 정확률은 조금씩 오르락내리락 한다. 뒤집어 말하면, 역(치)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치) 수준에서도 메시지가 우연히 자각될 확률이 있다. 이것은 무의식의 기준 설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의미 점화의 실험 절차

무의식 지각 실험 절차. 단어들과 판단시간은 김정오와 한우석(1993) 및 관련 논문에서 조합한 것임. 실험참가자는 탐사자극이 단어인지 비단어인지를 (예. 강물 대 깅슬, 병원 대 빙딘) 구별해서 반응단추를 누른다.

 

무의식 지각이 있다는 증거는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그것이 심리상태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Vicary나 Defleur도 구매량의 변화를 증거로 삼지 않았는가? 그런데 물건의 구매는 광고 효과 외에도,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변동에 의해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 객관적 증거로는 부족한 점이 있다. 그래서 심리학 실험실에서는(표 참조), 먼저 제시한 점화자극이 나중에 제시되는 탐사자극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가지고, 무의식 지각의 영향을 측정한다. 예컨대, 점화자극(예. 의사)에 대해서, 그것과 뜻이 관련된 탐사자극(예. 병원)에 대한 판단이 그렇지 않은 자극(예. 강물)보다 더 빠른 (경우에 따라서는 더 늦은) 현상을 이용한다.4)

 

무의식 지각은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효과가 있다

무의식 지각에 대한 연구는 ‘무의식’의 기준(역 설정)과 효과 측정법에 따라 여러 가지 결과들을 보인다. 역이 낮을수록(즉, 보여 주는 시간이 짧을수록) 무의식 지각 현상도 관찰되기 어렵다. 사실 보통 조건에서 Vicary의 노출시간(1/3000 초)에는 어떤 정보가 처리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점화자극을 전혀 식별하지 못하거나, 점화자극의 의미를 거의 구별하지 못하는 제시시간에서(예컨대 ‘하늘’이란 점화자극이 ‘구름’과 ‘책장’ 중 어느 것과 관련되는지를 겨우 50% 구별할 때), 어느 정도의 점화효과가 관찰되었다. 위의 표를 예로 들면, ‘의사’라는 점화자극에 이어서, 탐사자극이 ‘병원’일 때의 (그것이 단어라고 결정하는) 판단시간이 탐사자극이 ‘강물’일 때보다 1000분의 17초 더 빨랐다. 이 차이는 아주 적어 보이지만, 통계학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차이이다.

 

Greenwald(1992)도 한 단어 점화자극을 써서 그런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의미인 두 부정적 단어(예. “enemy loses”, ‘상대편이 졌다’, 즉 ‘우리가 이겼다’)를 점화자극으로 쓰였을 때, 각 단어의 부정적 의미는 점화되었으나 두 단어의 긍정적 의미는 점화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 두 단어의 의미를 결합하여 전체 의미를 파악할 정도로 무의식 처리가 깊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두 단어 문장의 의미가 무의식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수면학습도 가능할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수면학습의 과학적 증거는 없다).

 

김정오와 한우석(1993)은 점화자극을 짧게 제시해서 그 속에 어떤 자모(낱자)가 있는지도 알아차릴 수 없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데도’ 점화자극에서 본 것을 무엇이든(예, 수직선, 동그라미 등)을 보고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실험 참가자는 무척 황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점화자극을 보고하게 하는 조건에서 점화효과가 얻어졌는데, 점화자극 보고를 요구하지 않을 때에는 점화효과가 없었다. 즉 점화자극을 보려는 노력, 다시 말해 점화자극에 대한 주의가 무의식 지각에 중요한 요인이었다.

 

무의식 지각의 효과는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미약해 보인다. 그것도 적극적인 노력(주의)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방심하고 있거나 무관한 것에 관심을 둘 때, 무의식 지각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앞에서 목마른 사람에게 발생한 무의식 광고도 그들의 관심이 ‘마실 것’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무의식 광고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크지 않았는데, 특히 실험참가자들이 이미 목마른 상태였을 때, “마셔라”라는 메시지의 효과가 드러났다. 목마른 사람에게 발생한 무의식 광고 효과는 그들의 관심이 ‘마실 것’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무의식 지각과 혼동되는 현상들

뇌 손상에 기인하는 맹시증(blindsight) 환자는 앞을 전혀 볼 수 없다고 하면서도, 장애물을 피해 가거나, 물체의 위치를 우연 이상으로 맞춘다. 시야의 왼쪽 절반을 알아보지 못하는, 무시증(neglect) 환자는 왼쪽에 불타는 집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도 집이 멀쩡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왼쪽이 불타는) 집과 정상적 집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정상적 집을 골랐다. 전환신경증(전에 히스테리라 부른 것)을 가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시각 자극에 반응을 보인다.5) 이런 예들은 무의식 지각의 예처럼 보여도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장애가 지각에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 지각한 것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두뇌는 많은 일을 한다.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자는 동안 몇 차례 꿈을 꾼다. ‘부화’ 현상을 보면, 안 풀리던 문제를 한참 동안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불현듯 해결책이 떠오른다. 이른 일들은 모두 머릿속에서‘만’ 벌어지기 때문에 ‘지각’과 무관하다.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기억의 점화 현상을 우리가 모두 의식하기 힘들 듯이, 두뇌 활동에 관해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많은 일들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우리는 매사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인지적 무의식’과 프로이트의 무의식

무의식 지각은 ‘무의식’ 기준을 엄격하게 할수록 입증하기 어려우며, 그 반대로 기준을 느슨하게 하면 무의식이라 주장하기 어렵다. 여러 심리학자들이 나름 일리가 있게 수행한 실험 결과를 보면, ‘약한’ 무의식 지각은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중적인 믿음에도 불구하고, Vicary가 처음에 주장한 강력한 무의식 지각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많은 관련 연구를 한 Dijksterhuis 등(2005)이 인정하듯이, 무의식 광고의 효과는 매우 약하게 나타날 뿐이다. 게다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무의식 광고’는 실제로는 거의 무의식 광고가 아니라, 예컨대 성적 이미지를 차용하여 연상의 파급(기억의 점화) 효과를 노리는 것들일 뿐이다.

 

두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처리되면서 심리작용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작용을 ‘인지적 무의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교묘한 무의식적 사고과정에 가까운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과 구별되고 있다. 인지적 무의식과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 사이에는 아직 많은 거리가 있다. 어떤 이는 이 둘을 연결하려 하고, 다른 이는 서로 떼어놓으려 한다. 인지적 무의식에 대한 연구가 계속 발전하면 언젠가는 프로이트의 무의식과의 연결점을 찾게 되거나, 아니면 그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김정오, 한우석(1993). 단어지각에 있어서 심성부호의 형성과 주의의 역할. 한국심리학회지: 실험 및 인지, 5, 56-82.
· Dijksterhuis, A., Aarts, H., &Smith, P.K. (2005). The power of the subliminalSubliminal perception and possible applicationsIn R. Hassin, J.   Uleman, & J. A. Bargh (Eds.), The new unconscious, 77-106. New YorkOxford University Press.
· Greenwald, A. G. (1992). New Look 3: Unconscious cognition reclaimedAmerican Psychologist, 47, 766-790.
· Strahan, E. J., & Spencer, S. J., & Zanna, M. P. (2002). Subliminal priming and persuasionStriking while the iron is hot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8, 556-568.
· Wiseman, R. (2007). 괴짜심리학. (한창호 역) 서울: 웅진지식하우스.

 
출처: 네이버캐스트 생활 속의 심리학(글 박창호,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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